경제·재테크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손해인지 계산하는 법

집주인이 제시한 월세가 적정한지는 전월세전환율 한 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계산식과 역산법, 그리고 놓치기 쉬운 두 가지 함정.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손해인지 계산하는 법

전세 만기가 다가오면 집주인이 이런 제안을 건네곤 합니다.
"보증금 1억 원 빼드릴 테니, 월세 45만 원으로 돌리는 건 어떠세요?"

이게 나에게 이득인지 손해인지는 감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전월세전환율이라는 지표 하나만 알면 1분 만에 답이 나옵니다.


핵심 요약

  • 전환율 계산 공식: 월세 × 12 ÷ 줄어든 보증금 × 100
  • 판단 기준: 전환율이 내 돈의 기대 수익률(예금 금리)이나 대출 금리보다 높으면, 월세 전환은 세입자에게 손해입니다.
  • 법정 상한선: 기준금리 + 2.0% 규정이 존재하지만, 이는 기존 계약 유지 및 갱신 시에만 강제되며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전환율은 이렇게 계산한다

집주인의 제안을 수식에 그대로 넣어보겠습니다.

  • 줄어드는 보증금: 1억 원
  • 늘어나는 월세: 45만 원 (연 540만 원)
45만 원×12개월1억 원×100=5.4%\frac{45\text{만 원} \times 12\text{개월}}{1\text{억 원}} \times 100 = 5.4\%

이 계약의 전월세전환율은 **5.4%**입니다.

이 숫자의 본질은 **"집주인이 세입자의 보증금 1억 원을 빌려 쓰는 대가로 연 5.4%의 이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돌려받은 1억 원으로 연 5.4% 이상의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없다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기준선을 어디에 둘 것인가

돌려받는 보증금의 실제 사용처에 따라 비교 기준이 달라집니다.

보증금 사용처 비교 기준 유불리 판단
전세대출 상환 대출 금리 대출 금리 > 전환율일 때만 월세 전환 이득
예·적금 예치 세후 예금 금리 세후 금리 > 전환율일 때만 월세 전환 이득
자산 투자 기대 수익률 원금 손실 위험(리스크 프리미엄)까지 반드시 감안

가장 흔한 전세대출 보유자의 관점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 내 전세대출 금리가 4.0%인 경우:
    전세를 유지하면 연 4.0% 이자만 내면 되는데, 월세로 전환하면 연 5.4%에 해당하는 월세를 내야 합니다. 월세 전환이 명백한 손해입니다.
  • 내 전세대출 금리가 6.0%인 고금리 상황인 경우:
    보증금 1억을 돌려받아 연 6.0%짜리 비싼 은행 대출을 갚고, 집주인에게 연 5.4%의 월세를 내는 편이 매달 이자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이때는 월세 전환이 이득입니다.

반대로 적정 월세를 역산하는 법

협상에 들어갈 때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기준선을 먼저 계산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적정 월세=줄어든 보증금×목표 전환율12\text{적정 월세} = \frac{\text{줄어든 보증금} \times \text{목표 전환율}}{12}

예를 들어 내 기준 전환율(대출 금리 수준)이 **4.0%**이고, 보증금 1억 원을 돌려받는다면:

1억 원×0.0412=333,333\frac{1\text{억 원} \times 0.04}{12} = 33만 3,333\text{원}

집주인이 45만 원을 제시했을 때 "좀 깎아주세요"라고 막연히 말하는 것과, **"현재 제 대출 금리 기준 전환율이 4%라 월세 33만 원 선이 적정합니다"**라고 수치를 제시하며 협상하는 것은 주도권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놓치기 쉬운 함정 두 가지

1. 법정 상한은 '존속 중 전환'과 '갱신'에만 적용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에 따라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법정 상한선이 정해져 있습니다.

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
**연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 2.0%) 중 더 낮은 값

만약 기준금리가 3.0%라면 법정 전환율 상한은 **5.0%**가 됩니다. 집주인이 5.4%를 요구하는 것은 법정 한도를 넘긴 셈입니다.

단, 이 법정 상한은 기존 계약 존속 중 월세로 돌리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갱신할 때만 효력을 갖습니다. 새로운 세입자와 맺는 신규 임대차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새로 이사 들어갈 집을 구할 때는 시장 시세에 따라 협상해야 합니다.

2. 세금 혜택과 관리비가 빠져 있다

순수 전환율 공식에는 순수 월세만 들어갑니다. 최종 판단 전 다음 변수를 점검하세요.

  • 월세 세액공제: 무주택 세대주로서 총급여 요건을 충족하면 연말정산 시 월세 납부액의 1517%를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공제를 받는다면 실질 월세 부담률이 체감상 0.50.8%p가량 낮아집니다.
  • 관리비 인상 여부: 집주인이 전월세 전환 과정에서 월세 상한을 피하기 위해 관리비를 변칙 인상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보증금 미반환 위험: 보증금 규모가 1억 원 줄어들면 만기 시 역전세나 깡통전세로 인해 보증금을 떼일 위험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전월세전환율은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니라 내 현금 흐름을 지키는 협상의 기준점입니다. 계산기 한 번 두드려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시기 바랍니다.